나이 세는 법 '한국 나이, 연 나이' 사라지고 '만 나이'로 통일

우리나라는 나이 세는 법이 참 복잡합니다. 한국식 나이, 연 나이, 만 나이, 세는 나이, 우리 나이 등 명칭도 다양하고 제각각 자의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. 사람들과 얘기할 때 헷갈릴 때도 많지만 법률상 나이 제한 등과 엮이면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. 나이를 세는 방법이 '만 나이'로 통일됩니다. 한번 알아보겠습니다.

 

내 나이는 세 가지였다. 한국식 나이, 만 나이, 연 나이

나이에 종류가 있다니 헛웃음이 나지만 한번 알아보겠습니다. 한국식 나이, 만 나이, 연 나이가 있습니다.

• 한국식 나이는 '세는 나이'라고도 하는데,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한 살로 칩니다. 그리고 해가 바뀌어서 매년 1월 1일마다 한 살씩 나이를 먹습니다. 엄마 뱃속에서 나이를 먹은 셈인데,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도 합니다.
• 만 나이는 태어나면 0살로 시작해 생일을 기준으로 1년이 지나야 한 살을 먹습니다. 즉 세상에 태어난 날부터 세어서 1년이 지난 날 1살이 됩니다. 세계 여러 나라에서 통용하는 기준입니다. 
• 연 나이는 현재 연도에서 출생연도를 빼면 바로 나옵니다. 2022 - (자신이 태어난 연도) = 연 나이 입니다. 간편하기는 하지만 1962년 이후 민법에서 이미 만 나이를 적용하고 있었는데, 일부 법률, 즉 청소년보호법, 병역법, 초중등교육법, 민방위기본법, 향토예비군설치법 등 에서 사실상 연 나이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혼란이 있었습니다.

예를 들면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19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술이나 담배 등 청소년유해약물을 판매·대여·배포하거나 무상으로도 제공하면 안 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,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. 그런데 청소년보호법 제2조 용어 설명에 따르면 청소년은 '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'고 명시했는데 '다만,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된다'라는 예외 항목이 있었습니다. 또 병역법 제2조 제2항은 병역의무 이행 시기와 관련해 ''00세부터'란 그 연령이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를, '00세까지'란 그 연령이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를 말한다'라고 덧붙였습니다. 입영 연기는 최대 30세까지 가능하니, 30세가 되는 해 12월 31일까지가 되는 것이지요. 아무튼 청소년의 음주와 흡연, 병역대상사의 징집 등에서는 연 나이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었습니다.

 

정리하면 이렇습니다.

 

• 한국식 나이(세는 나이): 출생 연도부터 1세로 시작, 새해마다 +1
• 만 나이: 출생일 0세 기준, 다음 해 생일마다 +1
• 연 나이: 현재 연도 - 출생 연도

 

위 식에 따라 1977년 12월 31일생 가수 싸이의 나이를 세어보면 이렇습니다. 

• 한국식 나이 46살 (1+연 나이)
• 만 나이 44살 (2022년 12월 31일 생일이 안 지났음)
• 연 나이 45살 (2022 - 1977)

 

만 나이, 2023년 6월부터 적용

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민법 개정안은 2023년 6월부터 시행됩니다. 나이 계산 시 출생일을 포함하고 ‘만 나이’로 표시해야 합니다. 출생 후 만 1년이 지나지 않은 아이는 개월 수로 표시합니다. 이에 따르면 해가 바뀌어도 생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최대 2살까지 어려질 수 있습니다. 가만히 있었는데 나이가 어려진다니 기분이 괜찮네요.
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번 나이 개편이 학제 개편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. 즉 현행법상 초등학교 입학은 현행 만 6살입니다. 연 나이로 8세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것은 변함이 없겠네요.

 

나이 세는 법,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게 되겠네요.

"다른 거 생각할 것 없고, 그냥 내가 태어난 생일부터 오늘까지 세면 내 나이다!"